1997년 말, ‘인터넷’이라는 단어조차 생소했던 시절에 막 서비스를 시작한 넷츠고(NETSGO)를 통해 처음으로 인터넷을 접하게 되었다. 넷츠고는 당시 다른 PC통신과 마찬가지로 유료 서비스였지만,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이 달랐다. 덕분에 자유롭게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고, 개인마다 20MB의 홈페이지 공간이 제공되어 각자 자신의 홈페이지를 운영할 수도 있었다.
홈페이지 계정을 준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곧장 서점에 달려가 HTML 사전을 한 권 샀다. 그리고 포토샵(Adobe Photoshop)을 구해 설치했다. 윈도95가 깔려 있던 당시, 기본 메모장과 포토샵, 그리고 간단한 자바스크립트(JavaScript)를 조합해 “방형준의 홈페이지”라는 다소 평범한 제목의 개인 홈페이지를 만들어봤다. 당시에는 HTML이나 포토샵을 배울 곳이 마땅치 않았고, ‘검색’이라는 개념조차 익숙하지 않던 터라 말 그대로 부딪혀가며 익혀야만 했다.
그러던 중 축구를 주제로 만든 “Goal!”이라는 홈페이지를 우연히 접하고 크게 감명을 받아, 그 아류작 격인 “SHOOT!”이라는 홈페이지를 다시 만들었다. “SHOOT!”도 나름 만족스러웠지만, 조잡함을 떨쳐내기엔 역부족이었다. 무엇보다 ‘아류작’의 느낌을 지울 수 없었기에, 오히려 나만의 홈페이지를 만들어야겠다는 의욕이 더욱 커졌다.
이렇게 고민을 거듭하던 1999년, 한양대학교 정보사회학과에서 ‘제1회 홈페이지 경연대회’를 연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그 기회를 놓칠 수 없어, 마이크로소프트 인터넷 익스플로러(Microsoft Internet Explorer) 4.0과 800×600픽셀 해상도 환경에 최적화된 “리베로타운(Libero Town)”을 제작하기로 마음먹고, 곧바로 기획과 실행에 돌입하게 되었다.